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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 및 퇴출제에 대해 공공기관 노조에서 파업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으로 공공서비스 질 악화와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 합리적인 방향을 두고 국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 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용득 의원, 강병원 의원과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대위가 공동주최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19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공공분야 노동자들은 9월 말 일제히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투쟁에 나선다. 오는 22일부터 금융, 철도, 지하철, 병원, 가스 등 공공분야 노동조합은 연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9만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총파업 역시 오는 27일부터 6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이 위법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과연봉제가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의 취업 규칙 변경을 야기함에도, 일부 공공기관이 다수의 노동자나 노동조합과의 동의 없이 정부 지침에 따라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인 단체교섭권 침해와 근로기준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 최용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가 제시한 판례에 따르면 성과연봉제는 종전 호봉제 임금체계 하에서의 ‘일률적인 임금 인상 및 호봉승급’을 폐지하고, 개별 노동자에 따라 ‘성과평가에 의한 차등적인 임금인상’을 도입하는 제도다. 노동자 상호 간 이익과 불이익이 충돌하는 사항으로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을 초래한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자 다수 및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해석이다. 이에 정부 측은 다른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사회통념 상 합리적인 수준에서 변경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면 동의를 받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공공 분야의 경쟁력과 생산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며, 성과연봉제로 노동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이 이뤄지면 의견 청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반론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은 정부의 목표와는 달리 공공서비스의 질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 소장에 따르면 성과연봉제의 전면 확대는 공공부문의 조직 효율성과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인별 임금 차등에 따른 노동통제의 강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및 존재 의의 부정 △다수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으로 작용 △인력 감축의 보조 수단 △평가의 일방성 및 공정성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 등을 야기한다는 것. 특히 공공서비스는 이윤 추구가 아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서비스를 안정적·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일반 기업처럼 비용절감과 수익 중심의 운영과는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성과연봉제로 인해 이미 조직 내 위화감과 특정 부서에 대한 기피 현상, 기관 간의 협업체제 붕괴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노 소장에 따르면 이미 성과연봉제를 20여년 전에 도입했던 국가에서도 이를 일부 수정하거나 아예 폐기하고 있다. 성과연봉제의 합리적인 설계와 도입에는 약 3~5년까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작 한국은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기준도 없는 상태에서 올해 내로 120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며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임금 체계를 바꾸는데 가장 나쁜 것은 사용자의 일방성”이라며 “지금의 제도가 모두 선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설계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끌고가면 제도가 좋아도 효과를 볼 수 없다. 새로운 임금 체계로 바꾸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국민 10명 중 6명은 성과연봉제 도입 전 노동자와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회 통념 상 합리적인 수준의 취업규칙 개선이므로 노동자의 동의 없이 일단 도입한 후에 사후 동의도 가능하다는 정부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금융·공공기관을 비롯한 한국 산업 전반에 개인별 성과연봉제를 확대·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61%가 충분한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도입 자체를 반대한 의견은 13%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 부문은 공공성을 강화해 국민들이 좀 더 안전하고 저렴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민영화를 하면서 이에 저항하는 노조는 무력화 시키고, 결국 공공성이 약화되면서 민간 서비스도 함께 악화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무분별한 성과 만능주의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노 소장역시 “이미 4급 이상 관리자에는 성과연봉제가 실시 중이지만 공공기관 부채 520조 등 엉망진창이 된 상황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공공부문 개혁을 성과연봉제와 일반해고로 해결하려기보다 공공기관 부채를 만든 이들에 대한 진상규명부터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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